사회적 기업 생태계와 사회혁신_2


4. 사회적 기업의 핵심원리

사회적 기업은 기업가정신을 가진 사회적 기업가가 사회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시장의 메커니즘을 활용한다는 특징을 갖습니다.

시장 메커니즘에 기반한 사회문제 해결방법, 즉 Market Based Solution은 시장을 자원배분 메커니즘으로 봅니다. 시장은 생명세계와 유사한 원리로 작동합니다. 변이-선택-복제. 이처럼 시장에서는 ‘상품/서비스’가 생명체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제품 만들면(변이) - 선택이 두군데서 일어남. 상품시장에서 구매자 선택. 다른 곳은 자본시장에서 선택해서 투자받음 - 투자받은 돈으로 상품 더 생산해서 상품시장에 더 판매하는 복제단계.

 

그러나 다른 한편, 시장은 구조적으로 사회문제 해결할 수 없습니다. 취약계층 노동력이라는 것은 일반적인 노동시장에서 선택될 수 없습니다. 사회적 기업은 이러한 시장실패요인을 보완하면서 시장원리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것입니다.

시장실패요인을 보완하기 위해 자원이 투입됩니다. 그런데 이 자원투입은 기존에 최종 수혜자에게 자원을 나누어주는 배분형 지원과는 다릅니다. 공장과 같은 고정자산, 연구개발, 핵심인력과 같은 부분에 투자합니다. 이 투자를 통해 상품이 개발되고 판매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면 추가적인 생산인력을 고용해서 규모를 늘려가는 방식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 투자해서 자리를 잡으면 추가지원이 없어도 운영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일반 비영리 방식보다 사회적 기업을 통한 사회문제해결을 선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현재 한국의 사회적 기업지원은 취약계층 일자리라는 측면이 강조되어 기업의 특성이 고려되지 않고 천편일률적으로 생산인건비, 실은 가장 마지막에 늘려야 하는 부분에 집중되었다는 어려움이 있다고 합니다.)

 

5. 사회적 기업의 Market Based Solution “모든 사회적 기업은 경제적으로 자립해야만 하는가?”

 

저개발국가에서는 사회적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생산하면서도 수익을 내는 모델이 가능합니다. 이는 국민들이 필요로 하는 물, 전기, 통신, 위생과 같은 기본문제를 국가와 시장이 해결하지 못할 때 사회적 기업이 진입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그라민폰은 전기도 없는 마을에 태양열 충전지와 함께 전화기를 제공합니다. 마을의 억척여성이 그 전화기를 관리하여 예전 한국의 이장집처럼 동네 사람들이 함께 사용합니다. 억척여성은 전화 사용료를 받아 본인 수익도 좀 남기고 전화비도 충당합니다. 전화 사용을 통해 마을간 정보교류가 빨라지면서 생산 소비활동이 촉진됩니다. 결과적으로 전반적인 소득수준이 높아지게 되었습니다. 동시에 그라민폰도 이익을 남겨,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한 것입니다. 밖에서 추가적인 자원이 들어가지 않으면서 성장을 만들어 낸 모델입니다.. 방글라데시 2년 전 데이터로 120만대로 모든 지역에서 변화가 생기는 엄청난 혁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저개발국에서는 사회적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만들면서도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사업모델이 무궁무진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선진국에서는 이런 모델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시장과 국가가 기본문제를 풀었기 때문이지요. 기본적으로 필요한 재화/서비스는 시장에서 공급됩니다. 시장이 못하는 것은 정부가 공급하지요. 그런데 관료제의 비효율성이나 사회문제의 복잡성으로 인해 정부의 실패가 발생합니다. 그 빈자리를 비영리조직이 담당한다고 볼 수 있지요. 그런데 이 비영리조직으로 해결되지 못하는 부분에 사회적 기업이 접근한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기본 비영리단체는 돈도 부족하고 안정적인 인력운영도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문제 해결이 어려워집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 선진국의 사회적기업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부, 시장, 비영리 실패를 극복하고자 하는 것이 사회적기업입니다. 그러면서 시장의 메커니즘을 쓰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장애인 고용과 같이 시장을 그냥 두면 실패하는 영역이 주로 선진국에서의 사회적 기업 활동 분야입니다. 이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경제적 자립 자체가 목적이 되지 않습니다.

 

사회적기업 동천모자사회적기업 동천모자

예를 들어 ‘동천모자’라는 지적장애인이 만드는 모자업체가 있습니다. 사회적 약자 고용형 사회적 기업 많지요. 처음에는 매우 어려웠다고 합니다. 중국산 모자와 경쟁이 안되었지요. 그러던 중 원장님이 바뀌고 혁신 시도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디자이너 3명을 고용하여 모자샘플을 다양하게 만들어서 백화점 고가 브랜드 찾아가서 공급계약을 제안하였습니다. 장애인 기업이어서가 아니라 디자인 투자를 통해 거래를 하게 된 것입니다.

그 뿐 아니라 신규 사업으로 재생카트리지 사업을 시작하면서 그간의 재생카트리지 질이 낮았다는 부분을 공략했습니다. 사업가적 기질로 업체에 프린터기 한 대씩 사주면서 폐카트리지 제공 및 재생카트리지 구매를 약속받았다고 합니다.

(사진출처 : 문화일보)

결국, 이 기업은 여느 장애인 고용기업보다 활발하게 시장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장애인 고용지원 등 정부지원금을 합해서 수지를 맞추고 있다고 합니다. 장애인 고용 지원금에도 불구하고 좋은 장애인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 기업의 나아갈 방향은 더 많은 장애인을 고용할 수 있도록 성장하는 것입니다. 장애인 고용금을 받지 않아도 되는 수준을 지향하는 것은 장애인 노동의 특성상 어렵습니다.

장애인 노동이 속도와 양으로는 불리함이 있지만 정확도에서는 강점이 있기도 합니다. 동천모자 생산공장에 바이어가 방문했을 때, 바이어가 보기에는 문제가 없는 모자가 지적장애인이 하는 불량검수에서 불량 판정을 받았습니다. 배운대로 하는 고지식함이 품질관리에 강점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선진국에서는 경제적 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함께 만드는 사회적 기업이 불가능할까요? 많지는 않지만 한국 사회적 기업에서 가장 유명한 딜라이트가 그런 사례가 될 수 있겠습니다.

딜라이트는 보청기가 비싸서 사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회문제에 착안하였습니다. 그래서 정부에서 청각장애인에게 주는 보조금 금액으로 살 수 있는 보청기 만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영업이익율이 20%가 넘는데, 이는 보청기 비용에서 유통구조 비합리와 다양한 귀 모양에 따른 맞춤 생산비용을 절감해 낸 것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의 귀 모양을 평균치로 해서 모양을 뜨고 그 이외의 모양은 세부 캡으로 조정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딜라이트 창업자는 아이디어 컨셉만 가지고 기술혁신개발과 생산을 외부에 맡기면서도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었습니다. 사회적 기업가가 기술을 꼭 갖고 있지 않아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사진출처:써니의 톡톡톡 블로그)

딜라이트는 전형적인 시장 메커니즘으로 성공한 사례입니다. 이에 더하여 딜라이트로 인해 보청기 가격이 전반적으로 낮아지게 되었습니다. 딜라이트라는 사회적 기업이 영업이익을 열심히 추구하면서 보청기 시장이 불필요한 거품을 빼고 정화되는 사회적 가치가 추가로 발생하게 된 것입니다.

 

6. 한국 사회적 기업 지원방식의 아쉬움

 


한국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성한국 사회적기업 2011년 6월 현재, 지원 종료 34개 기업의 62%이직이나 실직으로 이어짐

현재 사회적 기업 지원이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을 중심에 두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문제해결 접근을 잘하고 있는 것을 키워야 하는데, 일자리 숫자를 중심으로 지원사업이 진행되다보니 사회적 기업 지원이 왜곡되어서 나타나기도 합니다.

2011년 자료를 보면, 사회적 기업 지원종료와 함께 총 고용자 중 62%가 고용 종료됩니다. 고용 종료 후 40%는 (아마도 더 나쁜 조건으로) 이직했고, 나머지 60%는 실직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는 그간 고용된 인력이 일반 시장에서 고용되기에 어려운 취약계층이었다는 점을 반증하는 것이기 때문에 적절한 대상을 고용했었던 것은 맞습니다. 그런데, 사회적 기업 지원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들을 고용할 수 있는 구조를 왜 만들지 못했는가라는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이는 앞선 강의 내용에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로 사회적 기업에 기업방식으로 돈이 투자되려면 부가가치가 높은 공장, 기술개발에 투자하여 시장기회를 창출하고, 그 성공에 힘입어 규모가 커질 때 고용을 늘려가는 방식으로 성장해야 하는데, 한국의 사회적 기업은 취약계층 고용에 초기 투자를 크게 하기 때문에 시장기회창출의 가능성이 인건비 지원에 의해서만 발생하고, 그 지원금이 끊기면 시장기회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는 것입니다.(기업이 잘 되려면 기술개발과 공장을 잘 만들어서 시장에서 인기있는 상품을 만들고, 소비자로부터 주문이 쏟아질 때 고용을 늘려야 하는데, 현재 한국의 사회적 기업 지원은 5년간 인건비를 지원해주기 때문에 경쟁력 없는 물건이라도 만들어 판매하는데 어려움이 없다는 식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지원받는 기간 중 물건 경쟁력을 못 만들었으니 지원금이 끊기면 고용을 유지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한국의 사회적 기업 지원이 정부 주도적으로 사회적 기업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자격 없는 주체들이 사회적 기업으로 무작위 진입하지 못하도록 관리했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고용형 위주로 간 것이 사회적 기업의 다양성을 제한했다는 아쉬움이 제기되면서 이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중론이 있습니다.






유용한 정보가 되셨나요
비영리단체의 건강한 운영과 자립을 지속적으로 돕는 <변화의 씨앗기금>에 기부하는 건 어떨까요. 


 

보사노바 연구교육전현경
2003년 아름다운재단 입사 후 모금과 배분사업 좌충우돌 10년차. 해외의 지식은 한국실정과 다름이 있고, 국내사례는 체계적으로 분석정리되지 못한 현실에 도전해볼까 합니다. 많이 도와주세요~*^^* @indisec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