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변화를 위한 '게임'
나눔지식일반 2015. 3. 27. 13:22 |재미와 오락적 요소로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게임. 이 매체가 사회 문제에 대한 관심을 불러모으기 위해 제작된다면 어떨까요? '사회공헌 게임'의 이야기입니다. 사회공헌 게임들은 주로 관련 비영리 조직, 정부 기관의 주도로 개발되고, 게임을 통한 수익은 실제 사회 문제 해결에 쓰이고 있습니다. 게임이 가진 강력한 몰입도와 흥미 유발을 통해 사회 문제에 대한 인식을 전환 시키고 실제로 기금을 모금하는 사업으로 사용하는 비영리 단체들도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공헌 게임들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디스 워 오브 마인 (This war of mine)
첫 번째로 소개해 드릴 게임은 11bit studios의 최신 작품 <디스 워 오브 마인>입니다. 언뜻 보았을 때는 전쟁을 다룬 액션 어드벤쳐 게임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전쟁으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전 세계 수많은 아이들을 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개발된 게임입니다. 국제 비영리 단체인 WAR CHILD에 수익금과 기부금을 전달하여 전 세계 어린이 난민들의 구호 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디스 워 오브 마인>은 그 자체로 완성도가 높은 게임입니다. 기존 전쟁게임들이 군인의 입장에서 적과 싸우고 작전을 펼치는 액션게임에 그쳤다면 이 작품은 전쟁이 벌어져 고립된 도시에서 살아남으려는 민간인들의 입장에서 진행됩니다. 플레이어는 다양한 직업의 민간인 중 한 명을 선택해 플레이하게 되는데, 낮에는 건물 밖에서 조준하고 있는 저격수들 때문에 바깥으로 나갈 수가 없습니다. 플레이어는 밤이 되기를 기다렸다가 근처 건물들에 숨어들어 식량, 도구, 의약품 등 생존 필수품들을 구하고 다른 캐릭터들과 마찰을 피하면서 생존해야 합니다.
기존의 게임들이 단순 살상이나 지나치게 잔인한 장면들을 연출하면서 사람들을 피폐하게 만든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디스 워 오브 마인>은 실제 보스니아 내전의 생존자들의 사진과 이야기를 게임 속에 녹여 넣어 전쟁으로 인한 민간인들의 고통을 플레이어들에게 한층 실감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줍니다. 게임이 보다 성숙된 매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2. 트리플래닛 (Tree planet)
두 번째는 분위기를 바꾸어 환경에 기여하는 게임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한국의 소셜 벤처 트리플래닛 에서 개발한 <트리플래닛 3>입니다.
(출처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treeplanet.treeplanet3)
<트리플래닛 3>는 플레이어가 키운 아기나무를 플레이어가 원하는 지역에 실제로 심고 관리하여 플레이어에게 지속적으로 나무의 상태를 알려주는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나무를 키우기 위해서 각종 아이템을 사용하거나 현금 결제를 할 수 있고, 나무를 심는데 드는 비용은 아이템이나 게임 내 광고 이익을 얻은 대기업에서 사회공헌사업(CSR)을 통해 충당하게 됩니다. 현재까지 약 50만 그루의 나무를 10여개국에 심었습니다. 최근에는 유명 연예인들의 팬클럽에서 연예인들의 이름을 딴 숲을 조성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고, UN 등의 국제 기구에서 환경보호를 위한 공식 게임으로 지정될 만큼 멋진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3. 하프 더 스카이 무브먼트 : 더 게임 (Half The Sky Movement : The Game)
세 번째로 소개해 드릴 게임은 <하프 더 스카이 무브먼트>입니다. 'Half the sky movement'는 국제 여성 인권 강화를 위한 비영리 단체 입니다. 인도,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등 전 세계 여성들에 대한 폭력, 성범죄, 착취 등의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태의 심각성을 알리고 소녀들에게 교육을 제공하며, 경제적 자립을 도와주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국제 사회에 여성 인권 문제를 알리고 기금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중 하나인 페이스북 전용 게임을 개발하였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선택한 지역의 여성이 생계를 위해 일을 하고 마을에서 생활하면서 겪는 어려움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 친구들에게 자신의 상태를 알릴 수 있고 게임을 하는데 필요한 자원들을 요청함으로써 자연스럽게 친구들에게 게임을 홍보하게 됩니다. 사람들은 게임을 통해 기부할 수 있고 책을 기증할 수도 있습니다. 현재는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에서 게임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였고 50만명의 플레이어들이 방문해 총 기부금액 16만달러를 돌파하는 등 빠르고 효과적으로 전 세계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4. 얼스퀵 리스판스 (Earthquake Response)
끝으로 소개해 드릴 게임은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에서 개발한 <얼스퀵 리스판스>입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지진 난민 구호 현장에서 어떤 일을 수행하고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를 사람들에게 쉽고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개발한 게임입니다.
(출처 https://itunes.apple.com/kr/app/save-children-earthquake-response/id395153026?mt=8)
게임은 지진 난민들에게 필요한 물품 제공하고 응급조치를 취할 수 있는 시설로 난민들을 이송하는 미션으로 구성됐습니다. 각 난민들은 시간에 따라 줄어드는 체력이 표시되고, 플레이어들은 서둘러 난민들이 원하는 물품을 받을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합니다. 또한, 물품을 싣고 오는 트럭을 해당 물품을 옮기는 사람들이 있는 주차 장소로 인도하고, 차에서 물품을 옮긴 후 각 시설로 물품을 배치해야 합니다. 만약 난민이 식수 시설에 갔으나 여분의 식수가 없다면 체력은 계속 떨어지게 됩니다. 이러한 시간 압박과 몰려드는 난민과 물품들을 관리해야 하는 제약 정도는 게임이 진행됨에 따라서 점점 어렵고 복잡해집니다. 한 미션을 끝낼 때 최대한 사상자를 발생시키지 않아야 하는 것이 게임의 주요 목표입니다. 단순해 보이지만 게임이 진행될 수록 현장의 어려움을 나름대로 짐작해볼 수 있고 세이브더칠드런이 하는 일을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효과가 있습니다.
사회변화를 이끄는 유쾌한 방식
아직 사람들의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많습니다. 그만큼 기부와 모금 사업을 알리는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익숙하게 이용하는 모바일 디바이스와 디지털 콘텐츠의 적절한 활용은 기부와 모금 사업에 대한 흥미와 참여 이끌 수 있는 유쾌한 방식이 아닐까 합니다. 무엇보다 앞으로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기부와 나눔에 대한 교육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이들이 일상의 문화로 접하고 있는 게임과 같은 디지털 콘텐츠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연구와 도전이 계속 되어야 할 것입니다.
글쓴이 : 도민석
경북대학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 한 후 게임과 사회공헌에 대해 공부하기 위해 카이스트 대전 캠퍼스 문화기술대학원에서 기능성 게임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습니다. 현재는 사회적 게임 기업을 만들기 위해 카이스트 홍릉캠퍼스 소재의 경영대학원에서 사회적 기업가 MBA 과정에 재학 중입니다.
석사논문은 <개인 기부자들의 비영리단체에 대한 후원의사를 증진시키기 위한 기능성 게임 디자인 연구>로, 아름다운재단의 석박논문지원을 받았습니다. -> 논문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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