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의 경제학: 세액공제와 소득공제

 

송헌재

서울시립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연구위원




기쁨은 나누면 두 배가 되고 슬픔은 나누면 절반이 된다. 경제학에서 기부를 바라보는 관점이 바로 이와 같다. 기부 받는 사람은 도움 받아 행복하고 기부 하는 사람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뿌듯함에 기쁨을 느낀다. 경제학에서 기부는 받는 사람과 주는 사람 모두를 행복하게 만드는 행위로 이해한다. 이러한 해석은 기부가 이타적 동기에 의해서 발생하는 경우 성립한다. 우리는 살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살아간다. 기부는 경조사비 지출과는 다르다. 경조사비는 앞으로의 인간관계를 고려하거나 내가 경조사를 당했을 때 돌려받을 것을 염두하고 지불한다. , 교환적 동기가 내재되어 있다. 하지만 우리가 연말연시에 구세군 냄비에 기부금을 내면서 도움 받은 사람에게 감사의 마음을 기대하거나 혹은 이번에 내가 기부를 했으니 미래에 내가 어려움에 처했을 때 누군가로부터 도움을 받을 것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이렇듯 대부분의 기부는 순수한 이타적인 마음의 발로에서 이루어진다. 이러한 이타적인 행위는 사회 전체의 행복을 증가시킨다. 앞서 말한 것처럼 동일한 금액이 쓰이더라도 기부를 하는 사람까지 행복하게 만들기 때문에 사회 전체의 후생이 증가한다. 이것이 바로 기부금에 세제혜택을 부여하면서까지 기부를 장려하는 이론적 배경이다. 경조사비에는 세금혜택을 부여하지 않는 이유도 같은 논리로 설명할 수 있다.


2013년 기부금공제가 소득공제에서 세액공제를 바뀌면서 한계세율 24% 이상인 근로자들의 기부금 세제혜택이 크게 줄어들었다. 지난 1026일 국회에서는 기부금 세금혜택을 다시 높여서 기부를 활성화하자는 취지로 기부금 활성화를 위한 소득세법 개정 간담회를 개최하였다. 그런데 기획재정부는 2013년 세법 개정이후 기부금이 줄어들었다는 통계적 영향을 발견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소득세법 개정에 난색을 표명했다. 정책변경이 미치게 될 파급효과를 고려해서 정부가 사전에 다양한 관점에서 과학적인 분석을 수행하고 그 영향을 예측해 보는 신중한 태도를 취하는 것에 대해 필자는 공감한다. 그런데 기부금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하는 시점에서도 과연 정부가 그만큼 신중하게 접근했었는지 묻고 싶다. 세법개정 당시 정부는 그런 노력을 한 적이 없었다. 정부의 이러한 논리가 성립하려면 이전의 소득공제로 환원하고 다시 세액공제로의 변경을 신중히 검토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정부의 해석에 모순이 있음도 함께 지적하고 싶다. 당시 기부금공제 변경이 발표된 이후 학계와 모금단체에서 기부금이 줄어들 것을 염려하자 정부는 경기상황 등 다양한 요인이 기부금액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공제방식 변경의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정부의 논리에 따르면, 세법개정이후 전체 기부금이 줄어들지 않은 것도 다른 요인의 영향이 함께 포함된 결과이다. 그러므로 기부금 총계가 줄지 않았다고 세법개정의 영향이 없었다고 판단해서는 곤란하다. 기부금 규모가 증가하는 추세에 있었기 때문에 세법개정이 없었다면 기부금이 훨씬 더 증가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한 2014년 통계에 고액기부가 오히려 늘었다는 점을 들어 기부금 세제혜택을 증가시키는 소득세법 개정에 반대하였는데 작년에 우리 모두의 가슴에 커다란 상처를 준 세월호 사건이후 고액기부가 많이 있었음을 고려해야 한다. 다시 말하면 국회에서 제안한 기부금 관련 소득세법 개정안은 세제가 기부금에 미치는 영향만이 논의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소득세법 특별공제의 세액공제로의 변경에는 나름대로의 명분이 있었을 것이다. 정부는 과세의 수직적 공평성을 확보하고 이로 인해 늘어난 세수는 대상이 확대된 근로장려금 지급에 활용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우리 사회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다. 일반 개인이 기부를 통해 구호활동을 하기보다는 거시적 시각에서 판단하는 정부가 그 역할을 더욱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도움을 받는 수혜자 입장에서는 누구를 통해 도움을 받든 적절한 지원을 받는다면 환영할 것이다. 그러나 정부가 이를 위해 세금을 더 걷는 상황이라면 필자는 사회 후생의 관점을 다시 상기시키고자 한다. 정부에 세금을 더 내면서 행복해하는 사람은 없으니, 그 대신 민간 기부의 활성화를 통해 기부자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국가 전체의 후생수준을 훨씬 증가시킨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러한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기부의 한계효용이 체감한다고 가정하고 기부금의 세액공제율을 인상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다. 많은 사람들이 기부에 동참할 수 있도록 세액공제율을 35% 수준으로 인상하고 고액기부의 경우 최고 한계세율인 38%로 인상할 것을 제안해본다. 인간의 이타심이 사회를 더욱 아름답고 행복하게 만들고 자본주의를 강화시킨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것이야 말로 국민행복증진을 추구하는 정부에서 민간 기부를 활성화해야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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