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팅은 2012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워크숍에서 진행된 강의와 워크숍 내용을 소개합니다. 워크숍이 진행되는 동안 비영리임팩트 블로그는 워크숍 내용 뿐 아니라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관련 컨텐츠를 시리즈로 연재합니다.  오늘은 9월 12일 슬로워크의 임의균 강사님의 <대중이 원하는 컨텐츠로 스토리텔링하라> 강의 내용을 소개합니다.  

* 2012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워크숍은 아름다운재단에서 비영리단체 활동가 21명과 함께 8월 29일부터 10월 31일까지 진행하는 온라인 트레이닝 워크숍입니다. >> 자세한 프로그램 보러 가기  



 slowalk 블로그 이야기와 스토리텔링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의 구조에서 스토리텔링 과정은 ‘컨텐츠’입니다. 이 때 ‘컨텐츠’는  텍스트(text)가 아닌 컨텍스트(context, 맥락)를 기반으로 합니다. 예를 들어 슬로워크(slowalk.com, 통합 커뮤니케이션 컨설팅 전문회사)의 블로그가 자사 컨텐츠만 홍보하는데 그쳤다면 유저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기 어려웠을 겁니다. 대신 슬로워크는 환경, 디자인, 캠페인, 미디어, 건강 등 유저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만한 다양한 컨텐츠와 재미있는 사례들을 블로그를 통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현재 슬로워크 블로그 1일 평균 방문자 약 1,100명)

슬로우워크의 블로그 slowalk.tistory.com


블로그의 컨텐츠는 유연하고 넓은 시각에서 접근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령 2011년에 슬로워크에서 온라인 컨설팅했던 관악사회복지의 경우, 기관 내에서 진행했던 행사나 사업으로 컨텐츠를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최고의 지역 복지 관련된 모든 컨텐츠를 담아보자는 식으로 거시적인 시각에서 접근할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렇게 폭넓은 관점에서 컨텐츠를 생산하기 위한 좋은 방법은 우리 기관과 비슷한 국내외 사이트를 그룹핑하여 그 정보를 전달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담당자가 접근할 수 있는 정보량을 늘려나가야겠죠. 관련 부문의 지식을 쌓을 수 있을뿐만 아니라 생산된 컨텐츠가 확대 재생산되어 많은 기회 요인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험 상 블로그의 컨텐츠가 200개 정도가 되면 검색 유입량이 늘기 시작합니다(이 때 포털 사이트에 따로 신청을 해서 기관의 블로그를 등록하면 좋습니다). 하루에 2개 정도 포스팅을 한다면 블로그의 컨텐츠가 200개가 쌓이는 데  세 달 정도 걸리겠군요. 매일 두 개씩 포스팅하는 게 많이 부담된다면 기관의 활동과 결이 비슷한 컨텐츠를 찾아 중복 게재하는 것도 방법일수 있습니다. 단 이 때에는 저작권 문제가 해결되어야 합니다. 참고로 슬로워크 블로그의 경우 포스팅의 출처를 밝히고 글을 퍼오고 있는 기관은 10군데 정도 됩니다. 

여기까지 오면 블로그 기본 구축이 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블로그의 시작은 다양하고 많은 컨텐츠를 확보하는 데 있다는 점입니다. 이 정도 되면 글쓰기 훈련도 어느 정도 되었을 겁니다. 이 단계부터는 대중들이 공감할만한 자기 기관의 컨텐츠를 써나가야 합니다. 홍보색이 너무 강하면 대중들의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일주일에 하나 정도만 기관의 활동 내용을 포스팅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대중들이 반응하며 드디어 소통이 시작됩니다. 이 때 SNS와 같은 좋은 확산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블로그를 기반으로 하는 SNS 커뮤니케이션 활동이 SNS만 단독으로 쓰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은 이미 증명된 바가 있습니다. 이는 블로그가 바로 플랫폼의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블로그를 잘 활용하면 우리 조직과 비슷한 고민과 활동을 하는 사람들과 서로 엮이고 그룹핑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됩니다.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혹은 조직의 아이덴티티는 한 번에 설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이 모든 과정 속에서 대중들과 호흡하며 아이덴티티가 보다 분명해지는 것이죠. 따라서 미션과 비전, 전략 등이 수립되었다고 해서 그 틀을 완벽하게 고집하기보다는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과정과 여러 실험들을 통해 유연하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두가 참여하는 블로그 운영

조직 내부 참여시키기

파워블로거 중에 개인 블로거는 많지만 팀이나 조직 단위에서의 블로그 운영이 성공적인 사례는 많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단체나 조직의 브랜딩(아이덴티티)이 제대로 수립되지 않아 조직원들이 하나의 인격체처럼 움직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블로그의 컨텐츠와 그것을 생산하고 운영하는 모든 조직원들은 하나의 유기체처럼 움직여야 합니다.

슬로워크가 블로그 운영에 있어서 팀워크 작업을 성공시킬 수 있었던 이유는 조직의 인원수가 작고 팀의 성격이 유연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지금보다 조직의 인원이 많았다면 메타블로그나 다른 방안을 강구했을 것입니다. 

물론 슬로워크도 구성원 모두가 글을 잘 쓰거나 좋아하는 건 아닙니다. 구성원 중 일부는 글쓰기를 무척 싫어했죠. 그래서 글쓰기를 싫어하는 구성원에게는 기술적인 활동들을 책임지게 했습니다. 검색어 유입량을 늘린다거나 뉴스 사이트에 트랙백을 건다거나 유사 키워드에 블로그 트랙백을 거는 등 블로그 운영에 있어서 기술적인 부분들을 맡겼습니다. 따라서 포스팅을 열심히 하는 다른 직원들의 불만이 가라앉으며 공평하게 모두가 블로그를 운영했습니다.

3년 정도 블로그를 운영해보니 슬로워크만의 글쓰기가 필요했고 우리는 조직의 비젼과 개인의 취향이 교집합을 이루는 키워드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발견된 키워드는 총 9개입니다. 포스팅할 때 우리는 이 키워드들을 원칙으로 삼고 모두가 같은 인격이 되어 컨텐츠를 생산합니다. 또 이 키워드들을 포스팅 제목과 태크에 넣어 사람들이 해당 키워드로 검색할 때 우리 블로그로 많이 유입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한 편 SNS에서도 해당 키워드로 검색해 우리 조직과 비슷한 활동을 하거나 비슷한 가치를 지향하는 조직의 컨텐츠들을 모아 소개함으로써 슬로워크가 컨텐츠의 프레임을 선도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사람들에게 주기도 합니다. 


 조직 외부와의 소통

내부적으로 참여시키는 방식을 잘 설정했다면 다음에 고민해야할 것이 외부와의 소통과 참여입니다. 슬로워크는 이 지점에서 우리만의 소통 방식을 택했는데 관계성을 통한 유연한 스토리텔링을 하는 것입니다. 

보통 조직에서는 블로그에 일방적으로 정보를 알리거나 계몽적인 컨텐츠를 올리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사업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블로그 플랫폼을 활용합니다. 가령 3개월 동안 기획하고, 기획이 끝나면 3개월 동안 사업을 실행하는 식의 전통적인 방식을 과감히 버렸습니다. 우리는 기획 단계에서 초기 아이디어를 블로그에 던집니다. 대중들에게 화두를 던지는 것이죠(물론 이러한 시도는 블로그 유입량이 어느 정도 확보됐을 때 가능합니다). 대중들은 그 아이디어에 대해 댓글이나 SNS를 통해 피드백을 주고 검증해줍니다. 모노로그(독백)가 아닌 다이어로그(대화) 방식인 것입니다. 여기서 검증이 되지 않은 컨텐츠는 과감히 버립니다. 검증된 컨텐츠가 나오면 그것을 기회로 여러 통로로 유연한 스토리텔링을 합니다. 

여기 한 가지 사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슬로워크는 지난 4월 강정마을과 구럼비 생명들의 이야기를 담은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4대강 멸종 위기종 포스터와 엽서를 디자인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구럼비 파괴로 사라질 운명에 놓인 생명들을 프로젝트에 담아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완성된 형태의 디자인을 공유하고 배포하는 대신 우리는 초기 아이디어와 몇몇 스케치를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대중들에게 프로젝트에 대한 다양한 의견과 정보를 요청했습니다. 우리는 많은 피드백과 조언들을 얻을 수 있었고 그 과정 자체가 이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모으는 데 큰 힘이 됐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형태의 컨텐츠를 일방적으로 던지는 것이 아니라 스토리텔링 과정에 회원, 후원자, 관심 있는 대중 등 이해관계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 슬로워크의 구럼비 프로젝트 아이디어 스케치들


새로운 방식, 큐레이션

한 발 더 나아가, 최근 떠오르고 있는 새로운 트렌드에 대해 소개하겠습니다. SNS 시대가 열리며 이제 감당할 수없는 정보와 컨텐츠들이 생산 및 유통되고 있는데요, 이제는 컨텐츠 생산도 중요하지만 정보의 홍수 속에서 컨텐츠를 잘 고르고 편집하는 능력이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이를 큐레이션(curation)이라고 합니다. 

국내에도 editoy(http://editoy.com)(관련글 보기)라는 소셜 미디어 기반의 큐레이션 플랫폼 서비스가 최근 오픈했는데,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빠르게 흘러가버린 SNS 상의 컨텐츠들을 주제 및 키워드 중심으로 수집하고 편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직접 생산한 컨텐츠 뿐만 아니라 타인의 컨텐츠까지 모아서 알찬 정보를 제공할 수도 있고, 특정 사업이나 활동의 흐름들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포스팅하는 것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를 테면 박원순 서울 시장이 태풍으로 인한 농가의 낙가 피해에 대해 걱정하는 트위터를 날리자 이 내용이 페북에서 확산된 후 실제로 커뮤니티맵이 생성되어 캠페인으로 연결된 사례가 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을 다룬 SNS 컨텐츠들을 수집하여 블로그에서 편집하는 방식이 바로 큐레이션 방식의 블로그 운영입니다.

우리는 해외 사례나 다른 자료들을 수집하고 출처를 밝히면서 관련 내용을 블로그에 포스팅합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우리도 전통적인 방식의 큐레이션을 해온 것입니다. 그러나 요즘은 editoy와 같은 서비스들이 생기면서 이 모든 과정을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앞으로 공공성이 강한 조직이나 정부 기관의 경우 큐레이션 방식을 많이 도입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결국 공공성을 다루는 분야에서는 이해관계자의 참여가 가장 중요한데 큐레이션을 통해 이해관계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고 함께 과정을 만들어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재단 신입 고혜진 간사의 생생 행사 참여기 

 오전부터 워크숍을 준비하는 모습은 분주해보였습니다. 어리버리 신입간사는 눈을 딩구르르 굴리며 간사님을 졸졸 따라다녔는데요. 자료준비, 교육장 세팅.., 이와 더불어 간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까지 (맛난 다과를 달라는 의견과 그 맛난 것의 기준점을 찾는 이야기들이 페이스북을 뜨겁게 달궜다는 ^^) 성공적인 워크숍을 위한 깨알같은 배려들이 넘실거리는 준비현장을 함께했습니다.
이날의 강사인 슬로워크 임의균 대표님 도착하셨는데. 이런... 심한 감기로 컨디션 난조라는 비보가 들려왔습니다. 하지만 강의가 시작되자 거짓말처럼 열강을 하시더라는 ;; 프로는 이래서 다른걸까요.  부드러운 인상속에 쫄깃한 언변과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가득한 경험토대의 강의는 오후 3시라는 졸음 가득한 시간을 물리치고도 남을 만큼 알찼습니다. 하나라도 놓칠세라 적고 또 적고, 여기저기 고개를 끄덕이는 활동가분들의 모습에 앞으로 만들어낼 변화가 기대되었답니다.
슬로워크의 블로그 운영경험과 해외 사례들을 듣다보니, 평소 SNS 친숙도 10%를 넘을랑말랑 하는 저도 이해가 되는 맞춤형 강의였다는 평을 드리고픕니다. ‘블로그라는 공간을 인위적으로 꾸미려하지 말 것. 방문자가 몇 명인가 보다 이글이 몇 명에게 전파되는가에 주목해야 한다.’앞으로 이뤄질 모금국 업무에서, 이점에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아직 물인지 불인지 구분이 어려운 신참이지만 ‘아...’ 하는 어렴풋한 느낌을 받는 대목이라 한 구절 남겨봅니다.
쉬는 시간에 미리 사온 머핀을 나눠먹는 도란도란한 조도 목격되어 훈훈함을 자아내었지요. 페이스북에 올려진 다과논쟁도 재미난 이야기가 될 듯하다며 이를 블로깅해보겠다는 간사님의 센스를 본받아야겠다는 생각으로 마무리한 교육이었습니다. 비영리 온라인 커뮤니케이션 워크숍 (헉헉 길다) 화이팅!!



   


임의균 
대표 (email) im@slowalk

그린디자인그룹 Slowalk 대표, 환경컨설팅회사 The Eco 이사
아름다운재단, 세이브더칠드런, 희망제작소 등과 함께 디자인 및 캠페인 진행
2011년 아름다운재단 온라인 컨설팅 사업 참여, ‘서울그린트러스트’, ‘관악사회복지’ 컨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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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삼한 컷트핏 연구교육신혜정
손가락 끝까지 전해지는 강렬한 떨림을 따라 여행하듯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비영리단체들의 멋진 성장을 돕고 싶다는 꿈을 안고 아름다운재단에 흘러왔습니다.
디자인, 혁신, 소셜네트워크, 고양이, 글과 그림, 창조적인 모든 것 좋아해요 :)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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