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재단 원윤희 기부문화연구소장을 만나다
일상다반사 2013. 4. 11. 16:56 |기부란 자신의 것을 나누고 또 나누는 것
본 글은 서울시립대학교 '서울人세계人' 2013 UOS NEWSLETTER WINTER호에 수록된 아름다운재단 원윤희 기부문화연구소장의 인터뷰를 옮겼습니다.
1%의 나눔의 힘을 실천하는 아름다운재단에 대해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우리나라 대표 나눔기관으로써 그 역할을 다하고 있는 곳, 그곳에 서울시립대인이 있다. 바로 아름다운재단 산하 기부문화연구소 소장인 원윤희 교수(정경대학장)가 그 주인공이다. 기부란 자신의 것을 아낌없이 주는 것이라 말하는 원윤희 소장을 만나 나눔에 대한 아름다운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처음 시작부터 함께 한 인연
서울人세계人 반갑습니다. 먼저 소장님과 아름다운재단과의 인연에 대해 궁금합니다.
원윤희 소장 기부문화연구소와 함께 뜻을 같이 한지는 상당히 오래되었습니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가 설립된 게 지난 2004년도 인데, 그때부터 조금씩 발을 담고 있었던 것이죠. 하지만 학교 일과 조세연구원장 등 여러 가지 일로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오지 못하다가 작년에 전임 소장님의 추천으로 이렇게 함께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기부와 관련된 모든 것을 연구하다
서울人세계人 아름다운재단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기부문화연구소는 조금 생소합니다.
원윤희 소장 말 그대로 기부와 관련된 기초연구와 정책방안들을 연구하는 곳입니다. 총 3개의 분과(기부문화분과, 기업사회공헌분과, 제도법제분과)로 이루어져 있는데 기부문화분과와 기업사회공헌분과에서는 매년 대한민국 기부지수인 ‘기빙인덱스’ 조사를 격년마다 기업기부지수와 개인기부지수로 진행하여 발표하고 있습니다. 또한 해외의 기부관련 트렌드와 국내 발전방향을 제시하는 국제기부문화심포지엄도 함께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제도법제분과에서는 한국 기부문화의 활성화를 위해 필요한 법제도 개선연구를 꾸준히 진행하며 기부자를 위한 세제개선, 발전하는 법제도 환경의 개선을 제언해오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다양한 자산을 계획적으로 운용하며 기부 할 수 있는 ‘계획기부(Planned Giving)’와 관련된 미국의 선행 프로그램과 한국 법제도 개선점을 제시하고, 한국 민간공익재단의 현황조사연구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Giving Korea를 이루는 나눔들
서울人세계人 우리나라 기부문화의 현주소에 대해 궁금합니다.
원윤희 소장 많은 분들이 우리나라가 서구에 비해서 기부문화가 약하지 않은가라고 생각하고 계시는데, 사실은 우리나라의 기부문화도 많이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개인들은 금전적인 기부뿐 아니라 재능기부와 자원봉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부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기업이나 기관들 역시 사회공헌활동 참여가 기업과 기관의 이미지 향상에 도움을 준다는 것을 인식하고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조사한 자료를 비교하면 더욱 이해가 쉬울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재단 Giving Korea 2012’과 ‘Giving Korea 2010’을 비교해보더라도 참여율이 55.7%에서 57.5%로 상승하고, 1인당 평균 기부금도 182천원에서 219천원으로 20%정도로 상승했거든요. 뿐만 아니라 꾸준히 기부를 하는 정기기부 참여율도 24.2%에서 31.7%로 올라 나눔에 대한 양적, 질적 성장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조금은 다변화된 나눔이 필요
서울人세계人 이러한 기부문화의 확산에도 아쉬운 점이 분명 있을 것 같습니다.
원윤희 소장 네 그렇습니다. 짧은 기간 내에 기부문화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하고 기부에 대한 참여율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나눔의 다변화라는 측면에서는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기부의 대상이나 주요 기부단체가 주로 장학과 사회복지의 주제로 편중되어 있으며, 대형 10개 단체가 전체 기부금의 80%를 모금하고 있습니다. 문화, 지역발전 등 좀 더 다양한 주제와 작은 단체에 대한 관심도 절실히 필요합니다.
또한 개인기부의 많은 부분이 종교기관에 편중되어 있고, 투명한 관리에 있어 충분치 못한 면이 있습니다. 한국 기부문화 성장에 큰 역할을 한 종교기관들이 투명성과 공익성에 있어서도 리더십을 갖출 수 있도록 변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장학재단 문제가 심각한데요. 우리나라는 의료법인, 종교법인 등 각 법인단체를 제외하더라도 4,600~4,700개 정도의 장학재단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제대로 운영되고 있지 않습니다. 주로 출연기금의 은행이자로 운영되다 보니 저금리 시대인 요즘에는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는 것이지요. 이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도 필요합니다. 나눔 주제의 다양함과 작은 단체들의 참여 활성화, 그리고 투명한 관리가 좀 더 보완된다면 우리나라의 기부문화는 더욱 크게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나눔의 또 다른 주체, 서울시립대인
서울人세계人 다변화된 나눔이라고 하셨는데 이는 서울시립대 학생들이 하고 있는 재능기부와도 맞닿아 있는 것 같습니다.
원윤희 소장 네 그렇지요. 물론 이전에도 다양한 그룹별로 봉사활동이 많이 이루어지다가 작년 반값등록금을 계기로 더 많은 학생들이 자신들의 재능을 이웃들에게 나누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부란 결국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는 일이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우리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과 학교생활, 취업 준비로 바쁜 시간을 쪼개어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는 것을 보면 너무 예쁘고 아름답습니다.
이러한 학생들이 졸업을 하고 사회에 진출하면 분명 우리 사회의 기부문화 확산에 크게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그들이 지성과 인성을 고루 갖춘 인재로 사회에 진출해 사회의 성장을 이끌어 가고, 그 안에서 어려운 이웃들의 삶을 이해하고 도와갈 것을 생각하면 뿌듯하기만 합니다. 앞으로도 우리 학생들이 더욱 주체적으로 나눔에 참여하여 ‘서울시립대 = 나눔의 주인공’이라는 공식이 생겨났으면 합니다.
2013년은 우리 모두의 나눔의 해
서울人세계人 새해가 밝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올 한 해 계획에 대해 궁금합니다.
원윤희 소장 작년 한 해가 공익재단의 개수 및 유형, 그리고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기본적인 자료조사에 충실한 해였다면, 올 한 해는 이러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앞서 말씀 드린 장학재단의 예같이 우리가 가진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 지를 여러 훌륭한 연구위원들과 함께 구체화 시키는 데 역점을 둘 예정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제 전공인 재정학적인 관점에서 나눔을 연구해 볼 예정입니다. 재정학이란 공공의 재원조달과 재원을 어떻게 사용할 지를 배우는 학문입니다. 즉 세금 등을 통해서 재원을 조달하고 이것을 예산 등을 통해서 지출하는 과정인데, 이를 통해 공공서비스의 공급이나 소득재분배, 경제성장이나 안정 등 여러 기능들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저출산 고령화 추세가 심각한 우리나라에서 복지 등 사회지출에 대한 수요는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출수요를 전부 국민들의 세금에만 의존하기는 어려우며 사회 구성원들의 나눔을 통해서 많은 부분을 담당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좀 더 나눔의 입장에서 정책을 제안하고 개선할 방법이 있다면 제언을 하겠다는 것이지요.
아무쪼록 우리 모두가 나눔의 뜻을 바로 이해하고 기부문화 활성화에 동참해서 나눔으로 더 많은 것을 얻는 한 해가 된다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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